가을 37

청춘 단풍

청춘 단풍/방우달(처세시인) 가을 햇살 즐기며 애막골 산책 중이다. 애막골 진입로 주변 은행 가로수들 예쁘게 물들었다. 요즘 춘천의 단풍은 참으로 아름답다. 단풍 중에서는 이팔청춘이다. 70대 초반의 잘 익은 청춘 노인이다. 봄꽃이 아름답듯이 가을 단풍도 아름답다. 살면서 할 일 다한 성인과 같다. 저녁 노을처럼 엄숙하고 성스럽다. 단풍을 바라보며 나는 경배한다. 10여일 지나면 낙엽이 되므로, 청춘도 한 순간이다. * 모 그룹 前 회장(80세)이 오늘 돌아가셨다. +4장

봄의 의미

봄의 의미/방우달(처세시인) *방우달 단상집 중에서 돌이켜 보면 내 인생에 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 봄은 있었다, 다만 내 청춘에는 봄이 없었다 어둠침침한 것을 봄이라고 할 수는 없다 노년의 봄은 봄이라고 해도 물기 없는 가을의 단풍 같은 것이다 아름답기는 해도 어찌 청춘의 봄에 비유하랴 힘들고 슬프고 아픈 터널 같은 청춘이라도 절망 너머 희망을 볼 수 있고 봄을 맞이할 성숙된 마음이 있었더라면 지금의 후회는 없었을 것이다 돌이켜 보기는 할지라도 인생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봄을 잘못 맞이하면 가을이 빈곤하다 언제 어떤 상황이라도 지나가기 전에 봄을 느끼며 꽃 피우는 마음 가꾸어야 하리.

앙코르 작품 2021.03.08

가을 뒤에 서서

가을 뒤에 서서 마음이 많이 풀렸다 손으로 입으로 눈으로 풀려져 나간 마음을 이제는 다시 감아야겠다 겨울을 넘기기 위해서는 속이 단단해져야 한다고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저기 서 있다 벌거벗고 뼈가 아프다 뼈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 - 방우달의 《알을 낳는 나그네》 중에서 - 혹한의 겨울이 다가옵니다. 벌거벗은 겨울 나무처럼 뼈속까지 시린 고통을 견뎌내야 꽃 피는 화사한 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자식 사랑 한 말씀으로 속이 단단해지고 차가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이 겨울에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살아본 세월만큼 삶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늦가을에사 부모님 사랑과 그 은혜를 깊이 새깁니다.

앙코르 작품 2020.11.30

낙엽 단상

낙엽 단상 방우달(시인) 이른 아침 숲속 낙엽길 걷는다 밤새 내려앉은 가랑잎에는 아직 온기와 미세한 숨결이 뒹군다 어떤 낙엽들은 간밤 바람 때문에 떨어졌다고 바람이 밉다고 투덜거리고 어떤 낙엽들은 힘에 겨웠는데 바람이 도와줬다고 바람에게 감사의 기도 올리고 하늘에 매달린 잎들을 우러러 보며 산책길이 갑자기 사색의 길로 접어든다 나의 가랑잎은 어떤 마음으로 내려앉을까?

미발표 신작 2020.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