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낙엽 단상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11. 11. 19:16

낙엽 단상

 

방우달(시인)

 

이른 아침 숲속 낙엽길 걷는다

밤새 내려앉은 가랑잎에는

아직 온기와 미세한 숨결이 뒹군다

 

어떤 낙엽들은

간밤 바람 때문에 떨어졌다고

바람이 밉다고 투덜거리고

 

어떤 낙엽들은

힘에 겨웠는데 바람이 도와줬다고

바람에게 감사의 기도 올리고

 

하늘에 매달린 잎들을 우러러 보며

산책길이 갑자기 사색의 길로 접어든다

나의 가랑잎은 어떤 마음으로 내려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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