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과 절망의 세월/방우달(처세시인)
짜라테스는 이렇게 들었다.
"힘들 때 인생은 한없이 길다."
젊을 때 좌절과 절망의
세월을 살아본 사람은 안다.
하루가 얼마나 긴 세월인가를.
내가 사는 세월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고통스럽다는 의미다.
가까운 미래에 내가 얼마나 성장 발전했나
그 영상을 빨리 펼쳐보고 싶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이가 예순이 넘으면서
하루가 한달이 일년이 일순간이다.
세월이 얼마나 빠르고 짧은가.
그만큼 잘 살고 있다는 의미다.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잘 살 때는
먼 미래의 내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늙고 아프고 눈 앞에 온 죽음을 생각하기도 싫다.
이대로 쭉 머물고 싶은데
세월은 날아가는 화살이다.
인간은 간사하다.
세월은 어느 때나 똑 같이 흐른다.
그런데 느리고 길고 빠르고 짧다.
화살처럼 세월이 날아갈 때가 좋을 때다.
꽃다운 나이 일흔 셋 지금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