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이 말했다

늦은 개혼(開婚)

野塔 방우달 시인 2024. 7. 21. 01:16
늦은 개혼(開婚)/방우달(처세시인)
 
짜라테스는 이렇게 들었다.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
 
결혼 연령이 늦어진다.
인간 수명이 길어지는 탓도 있지만
결혼관 인생관 삶의 철학이 많이 바뀌었다.
비혼주의 독신주의도 한 몫을 하고
9포 등 사회환경이 녹녹지 못하다.
결혼해도 두 명이 한 명도 낳지 않는다.
 
오늘 일흔이 넘어
개혼을 하는 친구 큰딸 예식에 참석했다.
춘천 집에서 06:40 출발 서울 평창동까지 갔다가
상봉역 15:40발 춘천행 열차에 몸을 얹었다.
친구들 중에 한 명씩은 아직 미혼 자식이 있다.
나는 셋을 다 결혼시켜서 천만다행이다.
 
태어났으면 꼭 결혼을 해야 하는가?
농경어업목축 1차 산업사회도 아니다.
육체노동으로 부를 축적하는 시대도 아니다.
돈만 있으면 모든 용역이 제공되는 시대다.
자식이 부모를 공양하는 사회도 아니다.
 
생각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부모님 모시고 혼자 살다가 조용히
떠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잘못일까? 극히 개인주의 탓일까?
나이 들어 보니 불효한 회한 탓일까?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고 하니
하고 후회하자는 얘기도 옛얘기다.
조금 더 세월이 흐르면 여든에 개혼이 보편화될 지도 모르겠다.
춘천행 열차는 지금 지치지도 않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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