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 했군!/방우달(처세시인)
누군가 말했다.
"잘 했다, 잘 했군, 잘 했어! "
한 해의 반이 지나가는
6월 30일 오후 비가 내린다.
점심 때 아내가 부쳐낸 오징어부추전에
막걸리 반 병 마시다.
넓은 집에서 이리 저리 뒹굴며 생각에 잠긴다.
부부 나이 둘 다 일흔 넘게 살면서
내가 잘 한 것이 무엇인가?
암만 생각해도 찾지 못했는데,
남은 막걸리 반 병을 마시며 찾아냈다.
하나는 우리 둘 다
부모님보다는 먼저 죽지 않았구나!
또 다른 하나는 2녀 1남 대학까지 시키고
시집 장가 가서 잘 살고 있구나!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홀로 흐뭇하다.
남들도 다 하는 일인데 그들은 웃을 일이다.
그러나 너무나 평범하게 살아서
내놓을 것이 없는 나에겐 가장 큰 일이다.
아내도 같은 생각이라서
우리 부부는 같은 바보 부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