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이 말했다

1등이란 병 - 나의 자서전

野塔 방우달 시인 2024. 7. 2. 16:08
1등이란 병 - 나의 자서전/방우달(처세시인)
 
누군가 말했다.
"인생엔 1등이 없거나 모두가 1등이다."
 
한 때는 1등이란 병에 걸려 살았다.
줄서기에 동참했었다.
반 1등, 전교 1등 자리에 앉았었다.
장학생이 아니면 학생일 수 없는
지독한 가난이 나를 짓눌렀다.
 
직장 다닐 때도 그랬었다.
그렇지 않으면 승진할 수 없었고
먹고 살기 힘들었다.
그 옛날에는 길은 한 길뿐이었다.
어리석은 세상에서 나도 어리석게 살았다.
 
시 쓰기도 그랬다.
우수 시인, 인기 시인을 꿈꾸었었다.
30년을 그렇게 살았으나
그것은 내 것이 아니었다.
먹고 살기 위해 쓰는 시도 아니었는데
나는 왜 어리석게 동참했을까?
 
은퇴 생활을 하면서
일흔이 넘고서야 깨달았다.
인생도 그렇고 시도 그렇고
1등이 없거나 모두가 1등이라는 것을!
 
1등이라는 병에서 이탈하고
그때 나는 내 인생을 찾았다.
나는 내 시의 얼굴을 보았다.
참된 행복의 길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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