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세월과 약속하지 말라

野塔 방우달 시인 2024. 1. 28. 00:05
세월과 약속하지 말라/방우달(방우달)
 
세월과 약속하지 말라.
그 자리에 계속 머물지 않는다.
 
다음에 와서 놀아야지,
그때 가서 마음껏 즐겨야지,
다음 그때는 이미 다른 다음 그때다.
 
강물처럼 흘러가서 그때 그물이 아니다.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세월이다.
구름처럼 위치와 모양이 바뀐다.
 
각주구검(刻舟求劍)이란 말과 같다.
칼이 물에 빠진 곳을
뱃전에 표시해 둬도 소용없다.
다람쥐가 어느 구름을 기준으로
도토리를 땅에 묻어두는 것과도 같다.
 
한 번 뿐인 우리 삶도
미련하고 융통성 없이 살면 반드시 후회한다.
세월은 지금 여기마다 다른 것이다.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것이 그때 그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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