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겨울에 어떤 죽음이

野塔 방우달 시인 2024. 2. 2. 00:47
겨울에 어떤 죽음이/방우달(처세시인)
 
야탑수행길에 흐르는 만천천,
얼음이 모두 자취를 감추었다.
얼음은 물러 설 시기와 자리를 스스로 안다.
봄이 온다는 것을 예견하고 마찰없이 사라졌다.
 
사람보다 자연이 먼저 계절이 바뀜을 알아차리고
저항없이 받아들이고 미리 단도리를 한다.
얼음이 사라짐은 강의 죽음인가,
새로운 탄생인가, 아니면
강의 자연스런 변화인가?
 
사람의 마음 속에 봄이 옴을
나무나 풀, 강물보다 먼저 느껴야 하는데
인간의 삶이 녹녹치 않아 내일을 예견하기 힘들다.
현재 오늘 지금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매스컴을 통하여 부음이 알려진다.
주로 이름 난 사람들이다.
나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가 적은가,
어떤 일을 했는가, 어디서 어떤 죽음을
맞이 했는가에 관심이 간다.
 
나이가 조금 들었는지 나보다 젊은이들이
이제는 자주 눈에 들어온다.
선행을 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오래 살아서
더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하는데 하며 안타까워하고
악행을 많이 한 사람이면 그렇게 살다 갈 걸
왜 그렇게 살았는가 하고 원망스럽다.
 
야탑수행길을 걸으면서
염불, 기도, 사색, 명상을 즐긴다.
만천천 강물에 생사불멸을 띄워본다.
분명한 것은 봄은 어김없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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