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농했다/방우달(처세시인)
옛날에 내가 어릴 때 가을에
가끔 어르신들께 들었다.
갑돌이네 올해 피농했다고.
게으른 농부의 한 해 평가였다.
가을 잘 익은 논에
벼가 반 피가 반이란 뜻이었다.
요즘은 달라졌다.
피씨가 몸에 좋다고 해서
쌀값보다 피값이 더 비싸졌다.
일부는 벼 농사보다 피 농사를 짓는단다.
대 반전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 인생에도
그런 날이 있을까?
정말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을까나?
쨍하고 해뜰 날 있을까?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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