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잃은 할머니/방우달(처세시인)
애막골 산책로 진입구
근처에 저층 아파트들이 있다.
오후 3시 전후 지나칠 때면 80대 후반
백발의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시다.
가끔은 가족인 듯 젊은 아주머니도 보인다.
가을 좋은 날씨에
햇볕 샤워(일광욕)를 즐기시고
지나가는 이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신다.
그런데 약 한 달 동안 봐도
얼굴에 웃음이 없다.
웃음이 꽃이다, 웃음이 보약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
수다 떨며 많이 웃으면 장수한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해진다는 등
웃음에 대한 명언은 차고 넘친다.
날마다 받아 읽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마지막 인사도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다.
좋아도 웃고 싫어도 웃는 것이
보통 사람의 인생사다.
일단 웃으면 보는 사람이 즐겁다.
낯선 사람이라도 말을 붙이고 싶다.
말을 나누다 보면 사귀게 된다.
삶이 즐거워지고 성장 발전하게 된다.
물론 혼자 고독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라도 혼자 큰 소리로 웃자.
얼굴 근육이 생기를 찾고 온몸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킨다고 한다.
그 할머니도 많이 웃으시면 좋겠다.
오늘도 애막골 산책을 즐기며
홀로 실없는 사람처럼 크게 웃는다.
내가 웃고 새 나무가 듣고 본다.
기분 좋은 다람쥐 한 마리 나무 사이를 난다.
웃음이 삶의 화룡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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