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멋진 사진 가슴에 품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7. 21. 17:59
멋진 사진 가슴에 품다/방우달(처세시인)
 
오전에 한 달에 한 번 가는 비뇨기과 진료받다.
아점으로 24시간 콩나물국밥집에서
한방전주콩나물국밥 먹다.
메뉴가 20여 가지인데 대표 음식이 콩나물 국밥이다.
한 그릇에 5,500원이다. 가성비 최고 음식이다.
이 집 음식은 거의 다 맛있다.
 
11:20 나는 홀로 콩나물국밥 먹고
나처럼 홀로 먹는 몇 사람 있고
저 옆 테이블엔 40대 말 엄마가
중고생 아들 둘 데리고 환한 웃음 날리며 먹고
앞 테이블엔 노인 아들이 노모 모시고 와서
콩나물국밥을 기다리고 있다.
 
국밥을 맛있게 먹고 나오면서 아드님께 말했다.
"효자십니다! 보기 좋습니다.
실례지만요 어머님 연세는요?"
"88세입니다."
"건강하십니다! 아드님은요?"
"64세입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그 모자가 식탁에 앉은 모습이
36년 전 66세에 돌아가신 내 어머니를 소환시켰다.
아름답고 멋진 풍경 그림 사진이다.
눈물이 핑 돈다. 그립다. 보고 싶다.
 
폭염 섭씨 32도에 체감온도는 37도C란다.
애막골 숲속은 그렇게 덥지 않고 걸을 만하다.
11,500보를 걸으며 길 옆 몇 개 무덤도 유심히 보았다.
귀갓길에 94세 할머니 노점에서 복숭아 채소 사고(10,000원)
가게에서 콩국물 두 통 도토리묵 사다.(13,000원)
 
오늘은 5,500원짜리 한방콩나물국밥(날달걀1개포함)의
멋지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행복을 보았다.
남의 것이지만 멋진 사진을 가슴에 품었다.
나의 불효는 세월이 흘러도 떠내려가지 않는다.
시리고 아프고 눈물나는 회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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