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복권만 당첨되면/방우달(처세시인)
밤 11시에도 가끔 전화해서 술 마시자는 지인이 있다.
그는 내게 '글쓰기의 기본과 자서전쓰기'를
주 1회 두 시간 3개월 배운 사람이다.
그는 몇년 째 주마다 로또복권 오천원어치씩 산단다.
목적은 그에겐 절박하지만 내겐 불순한(?) 아내와 별거라고 한다.
부부간에 어지간히 맞지 않는 모양이다.
하기야 회갑 지나서 부부가 24시간 붙어 살면
맞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그저께도 밤 11시에 전화가 왔었는데
나도 술에 골아떨어졌고
스마트폰도 진동으로 돼 있어 나가지 못했다.
그 다음날 전화하니 미안해서 전화도 받지 않는다.
잔뜩 취한 김에 내게 전화했을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고맙다.
객지에 와서 12년째 외롭게 사는데 이곳 토박이가
친구들도 많을 텐데 내게 전화하니
고맙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도 로또복권 당첨이 급한데 지인의 당첨을
먼저 빌어준다. 내일 꼭 당첨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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