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눈 끝엔/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시집 <<전하, 이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아니되옵니다>> 중에서
겨울
찬 기운이 즐비하게 깔린 거리를
검은 연기 뿜으며
분주하게 차량들이 질주하는
그대 눈 끝엔
죽은 듯 살아있는 가로수를
죽어서 참된 나무가 된
둥치 세 개
열애熱愛의 자세로 받치고 섰다
먼 산 바라보는 그대의 눈 끝엔
헐벗은 가지를 안고
젖을 먹이는 겨울 햇살이 잡힌다
보도불록 틈새 실눈 뜬
얼음, 아직 그대 녹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