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그대 눈 끝엔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2. 15. 08:08

그대 눈 끝엔/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시집 <<전하, 이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아니되옵니다>> 중에서

 

겨울

찬 기운이 즐비하게 깔린 거리를
검은 연기 뿜으며
분주하게 차량들이 질주하는
그대 눈 끝엔
죽은 듯 살아있는 가로수를
죽어서 참된 나무가 된
둥치 세 개
열애熱愛의 자세로 받치고 섰다

먼 산 바라보는 그대의 눈 끝엔
헐벗은 가지를 안고
젖을 먹이는 겨울 햇살이 잡힌다

보도불록 틈새 실눈 뜬
얼음, 아직 그대 녹지 않고 있다

'앙코르 작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은 한 잔 술에 안겨 익살을 부리고  (0) 2021.02.23
설경, 녹지 않는  (0) 2021.02.19
낚時법  (0) 2021.02.14
삶의 빈 칸들  (0) 2021.02.13
고독과 슬픔  (0) 2021.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