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생각
방우달(시인)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시 쓰기 위해 책상 앞에 앉을 때
핑계가 먼저 내려 앉는다
자야지 건강이 최고야
핑계가 우선일 때
모든 진도는 멈춘다
산책하다가
좋은 싯귀 떠올라 멈추어 적으려다
멈추면 건강에 해로워
건강이 먼저야
건강 생각은
충분히 아팠거나 늙었다는 증거다
맛있는 음식 먹을 때
배 터지게 먹다가
입보다 몸에 당기는 것 소식해야지
건강 잃으면 전부를 잃는 거야
건강이 전부라는 생각은
늙은이의 특권이다
술 한 잔 거나하게 마시다가
이제는 나이가 있지
만취는 신선이 되는 지름길이지만
오래 즐기려면 건강 챙겨야
건강 챙기는 나이는
이팔청춘과 가장 먼 거리로 왔다는 것이다
그렇게 살다가 가끔 어느 날
쓰고 적고 먹고 마시며
건강 잊고 죽어도 좋다면서 미치는 일
인생의 최고 명품은 탄생하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