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민물 장어

野塔 방우달 시인 2017. 6. 19. 01:24



민물 장어


방우달(시인)


장어야,

자네 만난지 참 오래 됐군

늙은 발걸음 오고 감이 쉽지 않구나

정도 시간도 많지만

건강과 주머니 빈약하다는 말이

더 솔직한 변명이 되겠지

만남이 맛있고 마음도 살찌지만

헤어짐이 슬프고 힘들구나

언제 다시 만나나

혹시 마지막은 아닐지 생각되어

정이 뚝뚝 묻어나는

자네의 구워진 갈비뼈 하나

내 가슴에 붙이고 무거운 손 흔드네

장어야, 자네 오늘 정말 고맙구나

주머니와 건강 채워 다시 오마

잘 있어, 미안하구나


만남이 꼭 먹고 먹히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나도 이제사 깨달았었네

자네, 앞으로 자주 와 줘

정말 사랑해 친구,

내 살 발라 자네에게 다 주마

더 잘 해 줄게, 잘 살아다오, 고맙다네




'미발표 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쌈집  (0) 2017.06.21
의암호  (0) 2017.06.20
주머니  (0) 2017.06.17
밤꽃  (0) 2017.06.12
만천천  (0) 2017.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