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주머니

野塔 방우달 시인 2017. 6. 17. 02:30



주머니


방우달(시인)


아, 주머니가 털털 비었다

빈 날은 흔한 날

심심한 날

고달픈 날

지루한 날

팔호광장 지나 약사천 지나 공지천 걷다

다리 밑 그늘 찾아 들었다

아이 하나 주워 볼까

의자에 마음 앉히고

잠시 멈춤

다리 위엔 왕복 육차로

자동차 지날 때 폭탄터지는 소리 듣는다

새들은 이미 떠난 자리

멈춤 멈추고 또 걷는다

은퇴 생활은 일상이 수행

수행은 묵언 걷기


주머니 잡고 다리 밑에서 쉬고 있었다

아, 주머니 꽉 찬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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