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 장어
방우달(시인)
장어야,
자네 만난지 참 오래 됐군
늙은 발걸음 오고 감이 쉽지 않구나
정도 시간도 많지만
건강과 주머니 빈약하다는 말이
더 솔직한 변명이 되겠지
만남이 맛있고 마음도 살찌지만
헤어짐이 슬프고 힘들구나
언제 다시 만나나
혹시 마지막은 아닐지 생각되어
정이 뚝뚝 묻어나는
자네의 구워진 갈비뼈 하나
내 가슴에 붙이고 무거운 손 흔드네
장어야, 자네 오늘 정말 고맙구나
주머니와 건강 채워 다시 오마
잘 있어, 미안하구나
만남이 꼭 먹고 먹히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나도 이제사 깨달았었네
자네, 앞으로 자주 와 줘
정말 사랑해 친구,
내 살 발라 자네에게 다 주마
더 잘 해 줄게, 잘 살아다오, 고맙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