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봄날에
방우달(시인)
애막골 산책로는 솔숲이 보배
솔숲 그늘 베고 누워서
가지가 가리고 남은 조각 하늘 본다
솔바람은 봄꽃 향기 날라오고
산새소리는 내 어둔 귀 후벼판다
솔숲은 생계로 쫓기지 않고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는 조화로움
내 인생의 교향악
살갗은 솔숲 그늘을
눈은 하늘을
코는 꽃향기를
귀는 산새소리를
입은 녹차를
마음은 시 한 편 읊는다
봄에 흘린 눈물 너그러움으로 닦으며
내 인생 가을은 잘 익은 봄날
잘 영글은 청춘이라고
오늘 지금의 내 건강과 시간에 대하여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