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을 써놓고는
방우달(시인)
시 한 편을 써놓고는
그의 심장을 향하여
그래서 어쨌단 말이냐고 꼭 묻는다
왜 태어났는지
있을 것이 있을 자리에 제대로 있는지
독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지독한 질문을 하고
나를 납득시키지 못하면 즉시 폐기시키는데
어머니가 나를 낳고도 이처럼 물으셨을까
생각하면 오늘의 나는 고통스럽다
나의 가슴에는 작품이 되지 못한 채 살아있는
무덤 앞 오래된 꽃처럼 시들은 시(詩)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