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연가
방우달(시인)
밤이면 달이 내려오지요
달 없는 밤이면 별들이 차지하고요
달동네는 외롭지 않아요
다른 곳에서 찌지고 볶고 살던 사람들도
이 동네 골목으로 이사 오면
달이 되고 별이 되지요
연탄지게 물지게 산비탈 오를 때
술래잡기하던 아이들 해맑은 웃음이
달이 되고 별이 되던 동네
늦은 밤길 구멍가게 연탄가게 채소가게
쌀가게 세탁소 약국 지나
막걸리 한 잔에 취한 노래 한 자락이면
절벽 같은 삶도
걸쭉한 삶으로 살아냈지요
흙수저인 줄 모를 때가 행복했지요
달이 별이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