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달동네 연가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12. 8. 20:59

달동네 연가


방우달(시인)


밤이면 달이 내려오지요

달 없는 밤이면 별들이 차지하고요

달동네는 외롭지 않아요

다른 곳에서 찌지고 볶고 살던 사람들도

이 동네 골목으로 이사 오면

달이 되고 별이 되지요

연탄지게 물지게 산비탈 오를 때

술래잡기하던 아이들 해맑은 웃음이

달이 되고 별이 되던 동네

늦은 밤길 구멍가게 연탄가게 채소가게

쌀가게 세탁소 약국 지나

막걸리 한 잔에 취한 노래 한 자락이면

절벽 같은 삶도

걸쭉한 삶으로 살아냈지요

흙수저인 줄 모를 때가 행복했지요

달이 별이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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