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땅콩!
방우달(시인)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외손녀는
아기 때부터 두 개 국어를 배우느라 힘든다
아기는 세 돌을 5개월 앞두고 있는데
외할머니와 영상 통화를 할 때
가끔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이 잡힐 때가 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외할머니가 입을 벌리고
"아~"하면 입에 잘 넣어주던 아기
어느 날 땅콩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아~"하니까
"노 땅콩!"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발음하기 어려운 조국말 땅콩을 예쁘게 굴리며
'노"라는 영어까지 합쳐서 분명한 뜻을 전송한다
고생한다, 우리 외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