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듯 분주한 한가한 듯 분주한 방우달(시인) 늦가을 노부부 마당에서 연탄불에 오징어를 굽고 있다 분리된 몸통과 다리는 서로 오그라든다 생오징어에서 마른 오징어로 다시 잘 구워진 오징어로 익어간다 마당가 감나무 단풍잎 몇몇 가늘은 가지 끝에서 낙엽의 몸짓을 연습 중이다 노부부는 틀니 같.. 미발표 신작 2015.11.16
약속 약속 방우달(시인) 내가 네 손을 놓더라도 네가 내 손을 놓더라도 우리 한 쪽은 잡은 손 놓지말자 너와 나 꼭 잡은 손 같은 뜻으로 함께 놓을 때까지 예쁜 단풍이 들고 햇살이 한없이 여위워지고 차거운 바람이 따뜻한 느낌으로 불어올 때 그때 함께 손을 놓자 놓아서 아름다운 손으로 돌.. 사랑詩 2012.10.30
단풍과 낙엽 사이 단풍과 낙엽 사이 방우달(시인) 아직은 아름답지요? 물이 있어요, 알록달록한 물이, 목숨이 아직은 조금 있어요 시간을 좀 주세요, 해가 짧지만 더 욕심을 부리진 않을거예요 여기까지 달려오느라 신발이 푹 젖었어요 그대 따라가기 위해 신발을 좀 말려야겠어요 따뜻한 그대 눈빛으로 조.. 사랑詩 2012.10.13
지갑을 던지는 나무 지갑을 던지는 나무 방우달(시인) 단풍 든 잎들이 마른다. 마른 잎들이 지면 낙엽이 된다. 길에 낙엽이 쌓인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뒹군다. 사람이 밟고 간다. 연인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낙엽진 길을 걷고 있다. 노인이 지나간다. 낙엽 밟는 소리가 들린다. 길 옆엔 조그만 강이 흐.. 앙코르 작품 2011.12.12
단풍 앞에서 단풍 앞에서 방우달(시인) 삶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도 살고 있듯이 뻔뻔스럽게 사랑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사랑이란 말을 자주 쓰며 참 오랫동안 태연히 살아왔네. 참으로 말해도 거짓으로 거짓으로 말해도 참으로 옷을 잘 갈아 입기도 하던 사랑, 그 빛깔 사랑, 그 향기 사랑, 그 모습 참 시시각각.. 사랑詩 2008.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