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6

후한 인심 1인분

후한 인심 1인분/방우달(처세시인) 누군가 말했다."아직은 살 만하다." 아직은 세상 인심이 살아 있다.'아직은' 이란 말이 천년 만년 살아가기 바란다.힘들어도 아직은 살 만하다. 아내는 병실에서 고투 중이다.나는 집에 왔다 갔다 하며삼시세끼는 챙겨 입에 넣는다.간병인이 살아야 환자도 산다. 요즘 가끔 순대국 감자탕을 포장해 온다.2인분에서 1인분으로 줄여서 주문한다.그런데 양은 그것의 1/2보다 많이 준다. 머리가 하얀 노인이 홀로 와서1인분을 주문하니 더 많이 준다.후평일단지 전통시장에서 돼지껍데기1인분을 사도 양을 많이 준다.나도 노인이 된 것을 실감한다. '신체발부 수지부모' 이므로이를 잘 지키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고 했다.이발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일흔 셋까지 염색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나는..

야탑이 말했다 2024.06.17

인물 사진에 대하여

** 인물 사진에 대하여 **/방우달(처세시인) 내가 젊었을 때 노인을 뵙거나 노인 사진을 손에 들면 아름다웠고 존경스러웠다.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내 사진을 손에 들거나 노인을 뵈면 추해보였고 슬퍼졌다. 그러다 어느 몹시 더운 날 밤 산책 만보를 홀로 걸었다. 집에 와서 깨끗이 몸과 마음을 씻은 화장대 앞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크게 밉지 않았다. 작은 미소를 지어보았다. 넓고 평안한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셀카로 거울 속 노인을 기록했다. 세상을 포용하는 듯한 주름진 미소도 담았다. 자기애에 깊이 빠진 큰 축복이다.

미발표 신작 2022.07.08

봄날 일광욕을 즐기는 노인

봄날 일광욕을 즐기는 노인 방우달(처세시인) 단풍든 바람 싣고 살랑이는 햇살만 좋으랴. 산수유 매화 개나리 어울려 봄을 한껏 피우는 정오 무렵 아파트 둘레길 한적한 양지에 앉아서 한 노인이 봄날을 즐긴다. 셀카는 싫고 그 모습을 한 컷 작품으로 남기고 싶어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부탁했으나 연이은 실패, 한참 기다렸다가 애완견 데리고 산책 나온 한 젊은 새댁에게 부탁, 오케이! 외롭게 사색하는 노인의 모습에 봄날을 가득 담아 달라 주문했더니 외로움 너머 피어난 고목의 매화처럼 꽃 피는 봄날에 가을이 와서 즐기는 명작이다. 나는 완전 노인이 되어 앉아 있었다.

미발표 신작 2021.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