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인물 사진에 대하여

野塔 방우달 시인 2022. 7. 8. 06:19
** 인물 사진에 대하여 **/방우달(처세시인)
 
내가 젊었을 때
노인을 뵙거나 노인 사진을 손에 들면
아름다웠고 존경스러웠다.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내 사진을 손에 들거나 노인을 뵈면
추해보였고 슬퍼졌다.
 
그러다 어느 몹시 더운 날
밤 산책 만보를 홀로 걸었다.
 
집에 와서 깨끗이 몸과 마음을 씻은
화장대 앞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크게 밉지 않았다.
 
작은 미소를 지어보았다.
넓고 평안한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셀카로 거울 속 노인을 기록했다.
세상을 포용하는 듯한 주름진 미소도 담았다.
 
자기애에 깊이 빠진 큰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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