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물 사진에 대하여 **/방우달(처세시인)
내가 젊었을 때
노인을 뵙거나 노인 사진을 손에 들면
아름다웠고 존경스러웠다.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내 사진을 손에 들거나 노인을 뵈면
추해보였고 슬퍼졌다.
그러다 어느 몹시 더운 날
밤 산책 만보를 홀로 걸었다.
집에 와서 깨끗이 몸과 마음을 씻은
화장대 앞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크게 밉지 않았다.
작은 미소를 지어보았다.
넓고 평안한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셀카로 거울 속 노인을 기록했다.
세상을 포용하는 듯한 주름진 미소도 담았다.
자기애에 깊이 빠진 큰 축복이다.
'미발표 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존재 이유 (0) | 2022.07.29 |
---|---|
'여보산'을 오르다 (0) | 2022.07.18 |
내일과 저승 (0) | 2022.06.20 |
어떻게 사느냐고 묻는다면? (0) | 2022.06.18 |
우리들처럼 (0) | 2022.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