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태생은 단풍나무를 닮았다/방우달(처세시인)
나는 태생 이외에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태어난 이후에는
자신의 선택과 노력에 의하여
자신이 운명을 결정한다.
증명이 불가능한 운명예정설을
나는 믿지 않고 살아왔다.
남탓을 하지 않고
내탓으로 내 책임으로 일생을 살아서
스스로 불행을 극복했다.
나 이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그러나 단풍나무를 볼 때마다
태생의 운명을 생각한다.
좋은 운명인지 나쁜 운명인지
나는 판단을 보류한다.
삶의 저주를 축복으로 바꾸는 힘은
삶의 분명한 목적이나
소명의식에 있기 때문이다.
나의 태생은 단풍나무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