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방우달(처세시인)
그 사람이 그 인간을 사랑하지 못해서
그의 마음은 강아지에게로
그의 사랑은 고양이에게로 다가간다.
그 사람이 그 인간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지만
그 인간을 바로 곁에 두고 강아지보다
고양이보다 그 사람은 그 인간을 후순위에 둔다.
그 인간이 배우자일수도
아버지 어머니 자식 형제 자매 친구이기도 하고
세상 모든 사람일수도 있다.
때로는 자기 자신이기도 하다.
가장 사랑해야 할 그 인간을 사랑하지 못할 때
그 사람은 바로 무인도 같은 곳에 버려진다.
강아지나 고양이는 사람도 인간도 아니다.
그들과 함께 살아도 섬 바깥의 사람들은
그 섬을 무인도라고 부른다.
'미발표 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의 주검은 깊은 숲으로 갔을까 (30) | 2024.02.06 |
---|---|
무상(無常) (22) | 2024.02.05 |
끄떡끄떡 흔들흔들 (20) | 2024.01.13 |
이유 아닌 이유 (13) | 2023.12.20 |
혓바닥의 말로(末路) (14) | 2023.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