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의자/방우달(처세시인)
의자는 참 좋은 것이다.
앉는다, 쉼이다,
앉아서 일하고 생각하는 곳이다.
이동하지 않을 때는 주로
자거나 서 있거나 앉아 있다.
의자 없이 앉을 때도 있다.
허리나 다리 관절이 불편하면
이동이 힘들다. 고통이다.
아파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정을 모른다.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선배 시인은
오랫동안 허리 통증으로 지팡이 두 개 짚고
날마다 하루 만보를 성실하게 걷는다.
길거리 의자를 만나면 정말로 반갑고 고맙단다.
나는 아직 걷는데는 지장이 없지만
산책하다 의자를 만나면 그 선배를 생각한다.
그도 나도 서로 마주 보며 빙그레
웃는 모습이 떠오르며 그립다.
춘천에는 도심 네 거리 횡단 보도 입구에
간혹 장수 의자가 설치되어 있다.
햇빛과 비 가림막 시설도 많다.
결코 아파 보지 않으면
장수 의자의 고마움을 모른다.
오늘도 선배 시인이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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