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가을 장미라도 예쁘게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10. 15. 01:01
가을 장미라도 예쁘게/방우달(처세시인)
 
요즘은 철이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없다.
사람도 그렇고 자연도 그렇다.
청년 중년 노년도 없다.
마음이 그렇다.
 
일찌기 이어령 선생이
1970년대 초반에 말씀하셨다.
곧 NO 3S 시대가 온다고.
No Season, No sex, No style 이다.
즉 계절, 남녀, 틀(일정한 방식)이 없다.
 
가을의 한 가운데를 지나는데 봄 장미보다
더 아름답고 튼실한 가을 장미가 피었다.
깊은 향이 있고 의미와 가치를 던져준다.
 
사람도 저 가을 장미처럼 피었으면 좋겠다.
계절이 없다지만, 극소수지만
아흔이 넘은 인간 가을 장미들이 있다.
나의 계절도 가을에 접어들었다.
주변에 갑장들이 쓰러지고 생을 마감한다.
현실은 냉혹하다.
 
동네 한 바퀴 산책길에 그 장미를
한참 멈춰서서 보고 또 봤다.
그 곁에서 시들어가는 다알리아 백일홍도 봤다.
'자연의 순리 대로 살다 가자,
욕심을 부리지 말자.'고 결론을 맺었다.
가을 장미가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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