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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좋은데 기름이 없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9. 23. 16:31
차는 좋은데 기름이 없다?/방우달(처세시인)
 
차는 좋은데 기름이 없다?
이는 회한과 한탄의 말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말이고
그런 생각을 많이 갖고 산다는 증거다.
대개 착하고 정직하게 일생을 살았으나
현재 재산이 별로 없고 권력 지위 명예 등이
보잘것없는 사람들이 주로 그렇다.
 
여기서 차는 좋은 품격을 가진 자신이며
기름은 재산 권력 지위 명예 등을 가리킨다.
옛부터 착하고 정직하고 성실하면
돈도 못 벌고 출세도 못하는 사회란 뜻이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돈 벌고 출세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아서
나중에 억울해 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현상들이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맞는 말도 아니다.
일종의 자괴적이고 자조적인 의식의 표현이다.
그러나 상당 수의 사람들이
안면몰수하고 돈 벌고 출세한 것도 사실이다.
오늘 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이
언론을 통해서 드러난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바람직하지는 않다.
반면에 착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은
노후에 청빈하고 외롭게 살 각오를 미리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홧병으로 빨리 죽는다.
아무리 차가 좋아도 기름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기름이 없으면 절로 사회성이 없어진다.
빈곤 고독 등 환경의 제약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청빈을 즐길 줄 알고 외로움을 고요와
자유와 창의의 원천으로 활용하면 오히려
부자와 출세한 사람보다 훨씬 멋지고
품격 있는 행복한 삶을 누릴 수도 있다.
좋은 의미의 자업자득이다.
자존감과 선비의 높은 지조를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