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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막골 산책로 구름다리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9. 23. 01:12
애막골 산책로 구름다리/방우달(처세시인)
 
춘천 동부노인복지관 옆으로 진입하는
애막골 산책로를 조금 걸으면
구름다리라 불리는 짧고 조금 높은 다리를 만난다.
 
내가 처음 춘천으로 이사왔던 십여년 전에는
출렁거리는 다리였는데
그 후에 튼튼한 고정된 다리로 바뀌었다.
가끔 젊은이들이 크게 흔들리게 장난도 쳤다.
요즘 그 맛은 없지만 고마운 다리다.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산책로가 쭉 펼쳐진다.
육산이라서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은 집에서 07:50에 나왔는데
산책로가 말끔히 쓸려져 있다.
조금 걷다 길을 쓸고 계시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고 몇 가지 여쭸다.
 
시간이 날 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봉사하신다고 한다.
60대 중반의 마른 노인으로 보인다.
산책로를 말끔히 쓰는데도 찬반이 갈린다.
깨끗하고 맨발로 걷기에 좋다는 분들과
자연 그대로 낙엽을 밟고 싶다는 분들이다.
우리 나라는 다양성을 존중하기보다는
양극단으로 치닫는 경향이 많다.
사회적 국가적으로 심한 갈등 요인이다.
 
내가 애막골을 산책하는 시간대는 불규칙하다.
04:30~09:00, 10:00~13:00, 15:00~18:00 사이다.
몸 컨디션, 날씨, 스케줄에 따라 다르다.
계절에 따라 한 달 연속 산책하는 경우도 있고
한 달에 서너 번 오는 경우도 있다.
 
애막골 산책로는 소나무가 많고
높낮이가 심하지 않으며
육산이라서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산이다.
나에게도 '야탑수행길' 1번이다.
 
요즘은 날씨도 선선해서
주로 새벽이나 오전에 걷는다.
모기 등 무는 벌레가 사라져서
메모하기가 참 좋다.
버물리와 3단접이 우산,
노트는 필수품으로 갖고 다닌다.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맑은 공기 마시며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