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책 팔려고 하지 말라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7. 13. 10:58
책 팔려고 하지 말라/방우달(처세시인)
 
"책 팔려고 하지 마세요.
지금까지 원없이 책을 냈으면 됐어요.
인지세 없어도 현재처럼 검소하게 살면 돼요.
연금으로 아껴서 알뜰하게 사니까
조급하게 서둘지 마세요.
미안하게 생각지도 마시고
우리 둘 오늘처럼 건강하고 탈없이 살면 돼요!"
 
아내가 아침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슴이 멍하다. 목울대가 촉촉하다. 울컥했다.
나는 은퇴 후 12년 차 백수다. 미안하다.
 
최근 SNS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아내가 읽은 모양이다.
2~3년 사이 이가 빠지고 눈과 손이 아프도록
글을 쓰고 20여권의 책을 내는
내 모습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내가 날마다 새벽 4시 10분
교보문고 POD베스트 어제의 판매 결과를
보고 자는 것이 안타까웠던 것이다.
 
아내 말이 맞다.
페이스북 블로그 밴드 등 SNS에
광고성 홍보를 많이 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지인을 빼고 책을 산 사람이 20명도 안된다.
 
내가 홍보를 하는 것은
교보문고 퍼플 출간이 내가 개인 작가이고
내가 출판사 사장이고 내가 홍보 담당자이기 때문이다.
그 보다도(내 생각이지만) 인지세도 인지세지만
좋은 책은 많은 독자가 읽어줬으면 하는
순수한 저자의 바람 때문이다.
 
앞으로는 아내의 뜻을 깊이 이해하고
느긋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욕심없이 묵묵히 해야겠다.
무엇보다 아내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야겠다.
 
춘천 하늘은 잠시 비가 멎고 하늘이 맑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도 좋음 수준이다.
'야탑수행길' 산책이나 가야겠다.
오늘도 '8기'는 즐거운 마음으로 실천에 옮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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