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시인 방우달의 행복한 삶의 지혜와 향기]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3.01.08.일요일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늑대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늑대가 눈이 멀었으면 좋겠다, 늑대가 모조리 비참하게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하는건 대단한 용기입니다. 늑대가 들어도 이 모든 말은 진실이었습니다. 늑대로선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ㅡ <삶의 자극제가 되는 발칙한 이솝우화>(최강록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중에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법칙이 예외 없이 적용되는 밀림에서 늑대와 양은 먹이 사슬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바로 앞에서 잡아먹힐 입장에서 늑대가 자신에 대한 생각의 진실을 말하면 잡아먹지 않고 살려주겠다고 양에게 말할 때 양이 사실 대로 진실을 말하는 것은 목숨을 건 용기다.
여우 같으면 요리조리 재보고 자기가 살아 나려고 거짓을 둘러 댈 것이다. 늑대는 여우를 잡아먹었을 것이다. 양은 용기 있게 진실을 말했고 늑대는 그 진실을 듣고 양을 살려 주었다. 진실을 말한 양도 대단한 용기다. 착한 동물이다. 또 듣기 싫은 진실을 듣고 양을 살려준 늑대도 대단한 포용력이고 약속을 지킬 줄 아는 밀림의 훌륭한 왕자다.
인간 사회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아니 밀림보다 더 악랄하다. 교만하고 신뢰가 없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행이 눈 앞에서 저질러지고 있다. 반성할 줄 모르는 인간이 밉다. 그렇게 나도 70년 세월을 살아 왔는지 모른다. 은퇴하고 춘천으로 이주하여 살면서 지난 삶을 돌아보니 많이 죄스럽고 부끄러웠다. 그런 대로 바르고 착하게 산다고 살고, 욕심도 많이 줄이고 나쁜 일에는 끼지 않고 바른 소리를 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도 말이다. 생존 수단엔 인간도 별 수 없다.
해가 바뀌고 일주일 하고 하루가 지난다. 공기질은 여전히 매우 나쁨이고 날씨는 춥다. 우중충한 날씨다. 이틀 째 산책을 쉰다. 술도 쉰다. 마음은 고요히 편안히 먹는다. <도시자연인>으로 살리라.
새해 들어 아프고 나서 욕심을 더 많이 줄였다. 일에 대하여 사람에 대하여 기대치를 대폭 내렸다. 생활에서 생존으로 수준을 낮추었다. 전화번호를 대폭 삭제했다. 앞으로 만나지 않아도 될 사람, 만날 필요가 적은 사람, 반갑고 즐겁지 않는 사람 등이다. 삶이 훨씬 더 단순해질 모양이다.
'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3.01.10.화요일 (2) | 2023.01.11 |
---|---|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3.01.09.월요일 (2) | 2023.01.10 |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3.01.07.토요일 (3) | 2023.01.08 |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3.01.06.금요일 (2) | 2023.01.07 |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3.01.05.목요일 (0) | 2023.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