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2.07.16.토요일

野塔 방우달 시인 2022. 7. 17. 16:15
[처세시인 방우달의 행복한 삶의 지혜와 향기]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2.07.16.토요일
 
"묵상이란 자신 안에 숨겨진 신적인 불꽃, 즉 재능을 발견하기 위한 응시다. 응시는 자기절제이며, 나 자신을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한 연습이다. 응시는 내 삶을 장악하는 나의 동기, 편견, 행동을 나의 이상과 견주고, 그것들을 침착하고 냉정한 눈으로 보고자하는 분투다." ㅡ <정적>(배철현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묵상, 재능 발견, 응시, 자기절제 연습, 이상과 견주기, 삶과의 분투는 참 중요하다. 나 자신을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기본은 묵상이며 그 수단은 자기 응시다. 이 둘만 날마다 한다면 언젠가는 나는 '큰 바위 얼굴'이 되어 있을 것이다. 아니 부처님, 예수님이 될 것이다. 아, 실천이 왜 이렇게 어려운가!
 
거실에 해피트리(녹보수)가 꽃을 피우고 나서 복이 넘쳐온다. 만남과 술복이다. 행복이다. 물론 복 중에 최고일 수 있다. 2주일째 연속이다. 그러나 과도하게 잘못 활용하면 악이 될 수도, 불행이 될 수도 있다.
 
06:30 걸어서(약사천변 장미가 아름답다) 남춘천역에서 07:42 상봉행 전철을 타고 경의중앙선으로 갈아타고 팔당역에서 하차하다. 상봉역에서 부산오뎅 2개(3,000원)를 아침 대용으로 먹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느긋하게 여행하는 기분으로 마음을 갈아입다.
 
팔당역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이미 예고된 소나기 소식이었다. 언제나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20년 이상 만남을 유지한 사람 4명이 11:00에 만나 근처 예봉산을 산행하고 하산하여 술 한 잔 하기로 2주 전에 약속했다. 만남의 시간 보다 20~30분 전에 모두 도착했다. 서울, 용인, 산본, 춘천 거주자다.
 
백을 메고 우산을 쓰고 스틱을 짚고 걸었다. 예봉산은 꼭 오르고 싶은 산이었으나 나는 처음이다. 3~4번 오른 이도 있다. 몇 년 전에 내가 가고 싶다고 했는데 코로나19로 늦어졌다. 그들은 잊지 않고 예봉산으로 산행을 결정해 줘서 고맙다. 모두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멋진 사람, 의리 있는 사람들이다.
 
683M 낮은 산이지만 가파르다. 비가 와서 땀은 적게 흐른다. 빗물인지 땀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중간에 간식을 조금 먹고 정상에서 간식 겸 점심을 먹다. 막걸리 두 병을 셋이서 나눠 마시다. 팥죽, 과일, 오이, 초콜렛 등 과자, 견과류 등 각자 골고루 준비해 와서 나눠 먹다.
 
낮은 산인데 전망이 좋다. 팔당 댐 아래 한강과 산, 들판, 도시들이 잘 보인다. 내려올 때는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내린다. 젖은 옷들이 다 마른다. 하산해서 한 음식점에서 민물장어, 돼지갈비, 닭갈비 등으로 소주, 맥주를 마시다. 만나고 나서 음식점에서 헤어질 때까지 지난 얘기들로 겹겹이 그리운 추억들을 소환하다.
 
나는 오늘은 술을 조금 마셨다. 2주일 동안 두 번이나 과음해서 서울에서 귀가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이도 있는데 위험하다. 소주 한 병하고 조금 더 마시다. 춘천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5,600원) 귀가하다. 21:50이다. 21,800보 걸었다.
 
초복인데 홀로 있는 아내에게 미안하다. 내일 모레 중에 복요리나 먹으러 가야겠다. 샤워를 하고 묵상의 시간을 갖고 자정이 넘어서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