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야비하면/방우달(처세시인)
방우달 지음 <참다운 배신은 아름답다> 중에서
주인이 야비하면 머슴도 야비해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천성이 착한 머슴이라도
머슴은 머슴이고
머슴은 야비한 일이라도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다.
그 집에서 나오지 않는 한
머슴은 주인과 한 통속이 되어야
빌어먹고 살 수 있다.
주인이 덕망이 있고 착하면 나쁜 머슴이라도
주인을 닮아 착한 머슴이 될 것이다.
일반 조직, 단체나 지방자치단체, 정부도 마찬가지다.
장長이 선하고 덕이 있으면 그 조직원들도
절대 야비한 방법으로 상대를 설득하려고 하지 않는다.
반대로 장이 야비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동원하여
장의 뜻을 관철시키려고 한다.
부하 직원은 거의 다 장을 닮아간다.
같이 야비해지고 장의 뜻에 동조하게 된다.
그것도 적극적으로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낙오자가 된다.
현대판 머슴의 서글픈 자화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