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슬픈 묘비명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10. 15. 02:00

슬픈 묘비명

 

아, 단 한 번의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나’로서
실패한 사람

여기 잠들다


- 방우달의 《은퇴생활 그리고 행복의 지혜》 중에서 -

무덤에 묘비명이 있든 없든 모든 무덤은
무엇인가를 말합니다. 그 말을 우리는 읽고
듣습니다. 침묵하는 무덤은 깊은 의미를 던집니다.
죽기 전에 무슨 말을 묘비명에 쓸지 혹은 죽는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할지 정말 궁금하고 두렵습니다. 나의
일생 평가를 짧은 한 마디로 어떻게 압축할지
알 수 없지만 돌이킬 수 없는 삶과 죽음 앞
가장 정직하고 겸손한 나를 남기고
웃는 모습으로 떠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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