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그래서 밟지 못한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7. 12. 23:54

그래서 밟지 못한다


산행길, 풀꽃 하나
눈으로 손으로 마음으로 본다

풀꽃이 나를 아는지
내가 풀꽃을 아는지
어느 세상을 건너오다 서로 바뀌었는지

그래서 서로 밟지 못한다
그래서 서로 꺾지 못한다

- 방우달의 《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 중에서 -

이 세상의 모든 생물은 소중합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그루가 나의 생명입니다. 경외롭습니다.
보기만 합니다. 밟거나 꺾을 수 없습니다. 나의 몸이고
나의 영혼입니다. 하물며 사람의 목숨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세계 도처에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있습니다.
깊은 절망입니다. 한 포기 풀부터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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