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하늘에다 세월이라 쓰면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6. 6. 22:55

하늘에다 세월이라 쓰면


푸른 하늘에다 '세월'이라 쓰면

그 하늘을 배경으로 '새' 두 마리가 날아간다

보기 좋고 다정스럽다


조금 날다가 새끼도 한 두엇 끼어

도란도란 노래하며 날아간다

어느만큼 덩치가 커지고

세월의 날개에 힘이 생기면

새끼 한 두엇은 힘차게 더 빨리 날아가버린다


다시 새 두리만 새끼들 날아간 하늘을

즐겁게 흡족한 듯이 바라보며 난다

새끼들 날개에 힘 생긴 만큼

힘없는 날개짓 하던 새 한 마리 떨어지고


아, 새들은 무덤이 없다

세월은

하늘을 배경으로 새 한 마리만 띄운다

인생도

마지막까지 홀로 날아가는 것이다


- 방우달의 《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 중에서 -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고 했습니다. 60평생이 120평생이

돼도 세월은 어김 없이 갑니다. 아쉽습니다. 그리고 외롭습니다.

가족도 해체되고 세월을 이기지 못합니다. 쓸쓸합니다.

외로움과 쓸쓸함을 연인처럼 생각하며 연애하며 지내야 합니다.

세월은 순리를 가르쳐 줍니다.

순리는 순응을 낳고 마지막을 향해 아름다운 날개짓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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