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순백의 영혼'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3. 6. 01:46

'순백의 영혼'


날마다 부끄럽다

얼굴을 햇살에 그을린다
얼굴이 점점 두꺼워진다

이제 부끄럽지 않은 얼굴이 되었다

순백의 얼굴은
그늘에서도 그을린다

- 방우달의 《그늘에서도 그을린다》 중에서 -

살아가기 또는 살아내기는 어찌보면 얼굴을 그을려서
두껍게 만드는 일입니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서
부끄럽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낯이 두꺼워져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만성 중독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날마다 자신을 돌아보며 먹고 살만큼
최소한의 그을림이면 그 영혼은 맑다고 봐야죠.
그렇지만 맑은 영혼은 어디에서나 그을리니 늘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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