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두타청옥산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7. 7. 02:31

두타청옥산

 

방우달

 

누가
이렇게 이름을 예쁘게 붙였을까
두타산頭陀山이라니
청옥산靑玉山이라니

예쁜 이름끼리
나란히 사시사철 밤낮 어깨동무하고
아랫도리를 푹 적시고 있는 산

일행 중 누군가 감탄한
상체는 부실해도
아랫도리가 발달한 아름다운 산이라는
말이 익살스럽다

아랫도리엔
무릉반석 학소대 신선대 베틀바위 등 기암절벽
용추 관음 쌍폭포 등 절벽마다 폭포
삼화사 등 천년고찰을 품고

별볼일 없어 뵈는 상체엔
적송을 두르고
천하의 운무를 거느리며
벌떡 일어나 엎어질 듯한 동해를 다스리는
큰 가슴이 떡 버티고 있다

그래서
무릉계곡엔 맑은 옥빛의 물과
질퍽한 사랑도 섞여 흐르는가

 

* "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방우달지음. 2002년.리토피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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