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노 땅콩!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6. 11. 08:00

노 땅콩!

 

방우달(시인)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외손녀는

아기 때부터 두 개 국어를 배우느라 힘든다

아기는 세 돌을 5개월 앞두고 있는데

외할머니와 영상 통화를 할 때

가끔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이 잡힐 때가 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외할머니가 입을 벌리고

"아~"하면 입에 잘 넣어주던 아기

어느 날 땅콩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아~"하니까

"노 땅콩!"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발음하기 어려운 조국말 땅콩을 예쁘게 굴리며

'노"라는 영어까지 합쳐서 분명한 뜻을 전송한다

고생한다, 우리 외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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