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대화 습관
-斷想天國 764
방우달(시인)
술에 취했을 때의 마음과
깼을 때의 마음은 천지 차이입니다
그것이 일치한다면 그는 성인입니다
그러므로 술에 취했을 때는
가벼운 주제의 말, 긍정적인 말,
즐거운 말, 서로에게 좋은 말,
그런 말들을 골라서 하려고 애써야 합니다
술에 취했을 때의 좋은 대화 습관을 길러야
술이 깼을 때 좋은 사람들을 놓치지 않습니다
한 번 깨진 인간관계는 붙이기 매우 힘듭니다
막말은 자해행위다
-斷想天國 769
방우달(시인)
막말을 하지 말라
되는대로 함부로 속되게 말하면
반드시 후회한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겁날 것이 없겠지만
막말은 현재부터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다
지나간 세월마저 잡아먹는 마력이 있다
그러면 나의 추억이 괴롭고 고통스럽다
결국 막말은 자해행위다
===오늘은 공무원 은퇴 후 춘천에서 멋진 은퇴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시인 방우달 님의 시 두편을 소개한다. 방 시인의 '술과 대화 습관'과 '막말은 자해행위다'는 그의 개인블로그 제목인 '교과서에 없는 처세학'에 딱 맞는 훌륭한 시라 할수 있다.
시 '술과 대화 습관'은 우리의 일상에서 사람과의 교류의 매개로 활용되는 '술'에 대해 가져야할 올바른 마음가짐을 신랄하게 일깨워주고 있다. 술 먹는 순간이 그저 대책없이 널푸러지는 방만과 객기의 순간이 아닌, 좋은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더 돈독케 하는 소중한 시간임을 갈파하고 있다. 술 잘못먹고 인생 망치고 인간관계를 훼손한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술의 천국, 대한민국 세태에 대한 일갈이기도 하다. 어쩌면 일을 핑계로 절제없이 통음하고, 의도치 않게 벌어진 사소한 실수에도 자신에게 한없이 관대했던 나 자신에게도 거울이 되어주는 시다.
시 '막말은 자해행위다'의 압권은 역시 "막말은 현재부터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다 지나간 세월마저 잡아먹는 마력이 있다'의 시구에 방점이 찍혀있는 듯 하다. 동양 유교권인 우리나라에서는 옛부터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중시 여겼다. 지금이야 이런저런 이유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른 쪽에 초점이 맞춰져 아쉽지만, 사람의 됨됨이를 보는데 여전히 이 신언서판이야말로 불멸의 준거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 가운데 특히 세치 혀는 화도 부르고, 상대를 기쁘게도 할수 있어 그 혀를 잘 놀려 적절한 말을 구사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지키고 따뜻한 사회를 유지시키는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산다는 것은 일생을 마음수양하고 흔들리는 구름다리를 걷듯 조심스런 몸가짐으로 걸어가야함을 이 시는 함축하고 있는 듯 하다.
시인 스스로 블로그 운영의 이유를 "독자들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역설적이게도 독자는 시인의 시들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배우고 있으니 방 시인은 본의아니게 밉지않은 거짓말쟁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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