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배신은 아름답다

춘천 일점오1.5닭갈비 사장님, 이래도 됩니까?

野塔 방우달 시인 2013. 10. 6. 19:19

은퇴생활 춘천일기 2013.10.06.일

 

오늘도 가을 날씨로는 아까울 정도다.

그렇지만 이틀 연속 아내와 함께 나들이를 했고 오늘은 일요일이기도 하고 해서

게으름을 피우면서 마음 편히 푹 쉬기로 했다.

늦잠도 자고 아침도 늦게 정오에 가까워서야 먹었다.

 

식사 후에 이것 저것 정리도 하고 거실에서 일광욕도 즐기다가

오후 네시 경 평소 자주 가던 우리 아파트 근처 <1.5닭갈비집>으로 아내와 함께 갔다.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 801-13에 소재하고 있고 대표자는 김태우님이다.

춘천으로 이사 온지 1년 8개월 동안 개인적으로 자주 다녔고 서울이나 분당에서 손님이 오시면

꼭 그 집으로 안내해서 그 집을 많이 자랑하곤 했다.

맛이나 친절면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고 나름대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보니 엉망이다.

오후 네시 경이고 손님도 별로 없었는데 경영이나 친절이 엉망이다.

그 동안 춘천 관광안내지에 홍보도 많이 하고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어 주말엔 줄을 서서 먹는 집이 되기도 했다.

입지도 강원대학교가 가까이 있어 호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기도 하고

주변의 다른 집보다는 장사가 잘 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는 사장님의 배에 기름이 많이 끼어 비만상태(?)에 이른 것 같다. 

 

우리 부부는 오늘 닭내장볶음을 먹으러 갔다. 평소에 뼈없는 닭갈비는 그 집 등에서

많이 먹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에게 새로운 메뉴 닭내장 볶음을 시켰다. 메뉴판엔 분명히 있다.

그런데 납품이 되지 않아 오늘은 안된다고 한다.

그냥 나올 수도 없어 일반 닭갈비 2인분과 우동 사리 1개, 소주 1병을 시켰다.  

 

이 집은 원래 서빙하시는 분들이 먹을 수 있도록 구워주는 집이다.

평소엔 서빙하시는 분들이 잘 해주고 '이제 야채와 떡사리는 드셔도 됩니다',

'이제 닭갈비도 드셔도 됩니다', 주문하면 밥도 볶아주고 잘 하더니

오늘은 닭갈비가 다 타도록 서빙도 하지 않고 우동 사리도 중간에 넣어 주지 않고

전혀 손님에게 관심도 없는 듯 하였다.

못하면 처음부터 알아서 구워드시라고 하든지! 해주길 기다리다 태우기까지 했다.

우동사리는 아예 먹지도 못했다.

 

바쁜 시간도 아니다. 바쁜 시간이면 고객도 충분히 양해를 한다.

내가 불만을 표시해도 주인인지 동생인지 돌아보지도 않고

사장님의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더 큰 소리로 불만을 얘기하니 그들은 아예 숨어버렸다.

 

나도 음식업의 애로사항이나 일반적인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고 이해하는 사람이다.

서울에서 5년여 동안 <식품위생법>을 신규영업자에게 교육을 하는 사람이다.

교육 전에 약 10분간 나름대로 체험한 것을 정리하여

<고객입장에서 본 일반음식업 성공법>에 대하여 가끔 강의하면서

어려운 외식업의 성공을 빌어 드리고 있다.

 

이제는 음식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 업이 절실해야 하고 

식품위생법의 준수로 식품위생과 식품안전이 중요하고

친절, 맛과 영양, 적정한 가격, 고객의 변화, 핵가족화와 고령화 사회에 대비,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하여

많은 분들로부터 공감을 받고 있다. 

 

좀 지난 여론조사이지만 직장인들을 상대로 퇴직 후에 무었을 하겠느냐고 물은 즉

85%가 음식업을 하겠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높고 진입이 수월한 것이 음식업이기도 하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그래서 개업 후 3년 이내에 문을 닫거나 팔고 나가시는 분이 약 80%이다.

 

어떤 고객이 어떤 음식점을 가서 음식을 들고 다시는 그 집에 가지 않겠다고 답변한

68%가 종업원의 무관심과 불친절이라고 한다. 음식만 좋으면 무조건 간다는 사람은 약 10여%다.

음식 등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은 약 4%라고 한다.

96%는 내가 다시 오지 않으면 되지 하고 그냥 간다는 것이다.  

 

음식점 영업주는 고객불만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민원을 해결해야 한다.

오늘처럼 책임자가 숨어버리거나 하면 곧 그 집은 문을 닫을 것이란 징조다.

기분 나쁜 한 사람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 뒤에는 절친 사람이 평균 250명,

말로써 나쁜 소문이 퍼지면 걷잡을 수 없이 알려져 하루 아침에 망하기도 한다.

요즈음은 정보사회이고 인터넷 시대다.

발 없는 말이 천리가 아니라 억만리도 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나는 신규영업자에게 영업이 잘 될수록 초심을 잃지 말라고 당부한다.

입맛은 가장 간사하고 사람은 기분에 살고 죽으므로

잘 될 수록 더욱 친절하고 위생이나 맛과 영양, 가격, 메뉴에 대하여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부분 초심을 잃고 영업하는 사람들은 배가 부른 것이다.

배가 부르면 조용히 그 업을 접고 떠나기를 바란다. 고객이 기분 나쁘지 않게.

 

우리 부부는 기분 좋은 주말을 보내기 위해 한 음식점에 들렀다가 기분만 잡쳤으며

소화도 되지 않고 이런 글을 쓰는 고통을 안게 되었다.

 

 

 

이 사진(상,하)은 분명히 <일점오닭갈비>집을 갔다는 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