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배신은 아름답다

대통령님 대통령놈(앵콜)

野塔 방우달 시인 2009. 11. 26. 16:35

 

대통령님 대통령놈

 

 

방우달

 

 

보통 사람들이
평생 대통령님으로 부르고 싶은 사람은
대통령이 계시는 듯 안 계시는 듯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 잘 하는 사람.
날마다 신문 1면이나
9시 저녁 뉴스 첫머리에 나와도
매일 매일 보고 싶고 존경받을 사람.
농담 하나를 해도 품위있게 제대로 하는 사람.
정적까지 사로잡는 말솜씨와 친화력있는 사람.
자신의 업적에 욕심을 내지 않고
현재와 미래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차근차근 벽돌을 쌓는 사람.
민주와 경제와 복지를 위해 한 발 한 발
발자욱을 남기는 사람.
화장실처럼 청와대를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지 않아
머문 자리가 매우 아름다운 사람.
퇴임 후에도 해외망명이나
백담사나 감옥에 가지 않아도 좋을 사람.
퇴임 후에 전 가족이 화목하고 행복하게 잘 살 사람.
오만과 독선을 끝까지 부리지 않는 사람.
퇴임할 때 자신의 옛 집을 수리하지 않는 사람.
자신의 인기나 명예를 위해서
국민을 담보 잡고 이기려고 하지 않는 사람.
재임 중에 하야하거나 탄핵받지 않을 사람.
재임 중이나 퇴임 후에 자신의 자식이나
친인척이나 측근들이 감옥에 가지 않을 사람.
대폿값 외에 비자금을 꼭꼭 숨겨두지 않을 사람.
자기의 당을 위해서 국익을 저버리지 않을 사람.
대통령이라고 우쭐하지 않는 사람.
국민이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날마다 불안해하지 않을 사람.
인격과 덕망과 식견이 보통 사람보다는 좀 더 높아
사석에서도 보통 사람들의 간사한 입에서
더러운 욕이 나오지 않을 사람.
사람이 자잘하지 않고 통이 좀 크고 대담하여
죽어도 대통령놈으로 불려지지 않을 사람!

 

*방우달 지음 <참다운 배신은 아름답다>(2009.6. 여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