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
방우달(시인)
내 아내는 예쁘다
그 만큼 나는 슬프다
예쁜 만큼
그 얼굴에 맞는
그 몸매에 맞는
옷을 입히지 못했다
목걸이 반지 팔찌 가방 구두 선글라스
아내에게 걸맞는 것을
갖춰주지 못했다
내 영혼은 틀을 크게 잡았다
그 만큼 나는 미안하다
틀이 큰 만큼
고상한 것들로 가득 채워주고
위로하고 사랑했어야 했는데
늘 비워두었다
홀로 있게 만들었다
슬프고 미안한 만큼
가슴 아프게 나즈막하게
나는 늦은 밤을 울고 있지만
가난과 고독으로 내 삶은 풍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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