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스크랩

내 생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사실에 만족할까 한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12. 10. 7. 02:52

45억원. 보기만 해도 역사적일 돈이다. 하늘에서 내려주지 않는 이상 이런 천문학적인 돈이 자신의 손에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런 행운이 코 앞 까지 왔다가 사라졌다면 그 안타까움은 말하지 않아도 상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추석 연휴가 시작됐던 지난 9월 29일 토요일 제 513회 로또 추첨결과 1등 당첨번호는 5, 8, 21, 23, 27, 33번(보너스 12번)으로 당첨자는 총 3명이었다. 그 3명의 주인공에게는 1인당 무려 약 45억8962만원이 돌아갔다.

그런데 당시 한 로또복권 정보업체로부터 1등 번호를 추첨 하루 전인 28일에 미리 받아보고도 로또를 구매하지 않은 불운의 장본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월 해당 업체에 가입해 로또 1등 예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직장인 정현석(가명) 씨는 해당업체 게시판에 ‘513회 1등…그날따라 복권 사러가기가 왜 그리도 어렵던지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정씨에 따르면 해당 업체 가입 후 2달이 채 지나지 않아 1등 번호를 휴대폰으로 받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그러나 추석과 5일장이 겹치며 그가 살고 있는 곳이 매우 붐볐고, 그도 몹시 바빴던 데다가 주차조차 쉽지 않아 로또를 구매하기가 상당히 번거로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그날따라 복권 사러 가기가 왜 그리도 어렵던지, 늘 로또를 구매하던 복권방 앞에 주차할 곳이 없었고 ‘에이, 설마 이번 주에 당첨이 되겠어?’ 하는 생각으로 로또 구매를 한 주 거르게 됐다”며 “그 잠깐의 판단이 내게 찾아온 로또 1등의 행운을 저 멀리 달아나게 하는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정씨는 “그날 로또 추첨이 끝난 직후 밤 9시경 해당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게 됐다. 로또 1등 번호를 받게 됐는데 이번 주 로또 구매했냐고 묻더라”며 “그래서 ‘아니요’라고 말했더니 업체 직원도 함께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에는 비록 1등의 행운을 얻지 못했지만 내 생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사실에 만족할까 한다”며 “로또 1등, 그 큰돈을 아직 내가 감당할 수 없으니 지나친 것 아니겠나. 이것도 다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한다. 마음의 준비와 삶의 준비가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1등의 축복이 내게 찾아오리라 기대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정씨가 만약 이번에 로또를 구매해 1등 당첨의 주인공이 됐다면 1등 당첨자는 3명에서 4명으로 늘어 약 34억4222만원의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아깝고, 안타깝네요. 힘내세요. 또 좋은 기회가 생기겠죠” “정말로 가슴이 아프네요. 그래도 님처럼 희망을 잃지 않고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니 저희도 희망을 잃지 않고 두근거림을 이어 가보려고 합니다. 힘내시고요~이 기운 받아서 갑니다” 등 위로와 격려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 매경닷컴 여행/레저 트위터_mktour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