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더라도 낯선 곳에서 빌어먹는다
방우달(시인)
보통 사람들은 무엇인가 남보다 다른 대우를 받고자 갈망한다. 다른 대우를 받을 때 자기가 잘나서 그렇다고 으시대기까지 한다. 잘난 만큼 잘난 대우의 법칙을 신봉하면서 남이 잘난 것은 못 봐주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만의 특혜 의식에 갇힌 노예다. 대개 그런 사람들은 신문사나 방송사의 스티커를 개인 차량에 붙여 슬며시 과시하고 권력기관을 암시하는 표찰을 붙여 어떤 특혜를 받고자 한다. 공과 사를 분간할 줄 아는 겸손이 필요하다.
자기가 다니던 직장과 직장인을 상대로 하는 사업이나 장사는 하지 말아야 한다. 뻔하지 않는가. 무엇인가 특혜를 받으려는 것 아닌가.
빌어 먹어도 낯선 곳에 가서 자기 노력으로 밥 한 숟갈 얻어먹어야 떳떳하다. 공정하다. 아는 안면으로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고 딴 업자에게 공정치 못한 피해를 입히는 것은 죄악이다. 사회의 경쟁력을 좀먹게 하고 신바람을 잠재우는 수면제이다.
법조계의 전관 예우도 마찬가지다. 법을 지켜야 할 사람이 법을 파괴하는 이율배반의 사회는 불평 불만의 충만으로 삶의 의욕을 상실시켜 인간사회를 고사시키게 된다.
직위를 남용한 청탁 행위는 치사하다.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직위를 이용하여 자료를 요구하고 딴 것을 물고늘어져 상대방을 괴롭히는 행위는 홧병나게 한다. 절대로 공정한 게임을 해야 하고 경쟁력으로 품질로 이기려고 해야지 권력으로 이기적인 자존심으로 상대방을 부셔 버리는 풍토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신나는 사회가 되리라.
그 동안 얼마나 많이 자행된 관행인가. 공정한 게임으로 이기려는 양심과 상대방의 이해와 설득으로 도움을 받으려는 의식의 밭을 이제는 철저히 가꾸어야 하리.
특혜의식은 기회균등의 최대의 적이다. 인간에겐 당초부터 공정게임이 없는지 모른다. 능력의 차이가 있는 상태에서는 평등한 게임은 불가능하나 과정만이라도 공정하여야 하리라.
법적인 평등 말고 누구나 수긍이 가는 인간적인 평등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보장된다면 누구나 땀 흘리며 열심히 즐거이 일하리라. 버리자, 나만이 특별히 대우받고 예외가 인정되고 특혜를 받으려는 못된 심사를!
*<지갑을 던지는 나무>(방우달 지음. 정일출판사. 2000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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