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서투른 새는 나뭇가지를 흔들고 떠난다(앵콜)

野塔 방우달 시인 2008. 11. 19. 06:09

 

서투른 새는 나뭇가지를 흔들고 떠난다  


   
떠날 때를 보면
떠나고 난 후에 보면
떠난 새가 제대로 보인다
서투른 새는
나뭇가지를 요란하게 흔들고 떠난다
떠난 후 가지가 한참 동안 흔들린다 
노련한 새는
가지가 눈치 채지 못하게
모르게 흔적도 없이 조용히 떠난다
떠나가도 
늘 앉아있는 듯한 착각 속에서
가지에게 포근한 무게를 느끼게 한다

 

*방우달 시집

<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리토피아. 2002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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