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배신은 아름답다

술에 취해 실수로 낳은 신神의 자식들

野塔 방우달 시인 2007. 12. 14. 14:20

술에 취해 실수로 낳은 신神의 자식들

 

방우달(시인)

 

한 인간의 장점과 단점을 더하고 빼고 하면

모든 사람이 거의 다 '0' 에 가까워진다(제로 섬 zero sum)는 말에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동의하게 됩니다.

더 가진 사람이, 더 배운 사람이, 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자기 보다 못한 사람에게 베풀고 격려하는 모습이 아름다운데 

세상에는 별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좋은 조건 좋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이 더 잘 되기 위해서

남에게 피해를 더 많이 입히고

남을 몹시 고통스럽게 하는 경향이 있어 가슴이 아플 때가 많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천당가기는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기 만큼 어렵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여기 한 인간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깊이 사랑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크게 존경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훌륭한 그를 때때로

술에 취해 신이 실수를 해서 잘못 낳은 사람이라고

농담 삼아 만나는 사람에게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한 사람에게 좋은 것을 너무 많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는 키도 크고 몸매도 날씬하고 얼굴도 잘 생겼습니다.

그는 머리도 좋고 열심히 노력도 하고 공부도 잘 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우수 명문고와 최고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도 합격했습니다.

그는 외국의 명문대학교 석사과정도 마쳤습니다. 

그는 어느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고위직에 오른

유능한 공무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술이 깨고 난 후에도 신은

그에게 계속해서 축복을 내렸습니다.

어느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신은 두 번이나 당선시켰습니다.

그러나 그는 두 번 째 당선되고 중도에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하기 위해

주민의 신뢰와 존경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렸습니다.

지독한 이기심 때문입니다.

그는 개인의 영달과 명예와 부귀영화를 앞세운 것입니다.

그는 '냉철한 머리'는 가졌지만 '따뜻한 가슴'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단체장 중도사퇴라는 큰 잘못을 저지른 것입니다.

신이 몇 번 더 실수를 해 주신다면

국회의원도 되고 장관도 되고 광역단체장도 되고

또 더 크게 실수를 해 주신다면 대통령까지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 동안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잘못을 많이 저질렀습니다.

부조리와도 타협을 해야 했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무한정 펴기 위해

많은 선량한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했습니다.

사욕을 채우기 위해 인사질서도 문란케 했습니다.

결국 장단점을 다 합치면 보통 사람처럼

그도 'ㅇ' 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인간의 일에 신도 실수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한 인간이 정신을 차리고 겸손해야 합니다.

아무리 자신이 똑똑하고 잘 났더라도

무리하고 무례한 언행으로

순리를 짓밟는 못된 인간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따뜻한 가슴'이 없는 사람은

거지로 나타난 예수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바보로 나타난 부처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우리 정계, 재계, 법조계, 학계 등에는

뛰어난 머리로 자신의 욕심만 채우고, 잘 난 체 하고

겸손하지 못하며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 즉

술에 취해 신이 실수로 낳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정의롭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려는 사람의 간장을 서늘하게 합니다.

신께서는 앞으로 부디

이런 실수를 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