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된다?
방우달(시인)
흔히 서울의 강남이라고 하면
강남구,송파구,서초구를 말한다.
부자 도시이고 서구화된 도시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학군이 좋다는 의미가 더 크다.
선망의 8학군이다.
즉 일류대학 진학율이 높은 고등학교가 많은 지역이다.
요즈음은 강동구를 포함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도 강동구는 자연환경이나 인문환경면에서 또
빈부나 문화면에서 강남 3개 구와는 많이 다르다.
사소한 차이가 큰 차이를 낳는다.
예를 들면 사람을 초대해서 음식점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같이 하려고 하면
강남에서는 초대받은 사람만 나타난다.
그러나 강동에서는 초대한 숫자보다 훨씬 많이 나타난다.
오다가 만나는 사람들을 데리고 온다.
누가 점심 산다, 저녁 산다면서
젓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되지 하면서 말이다.
젓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되지 하던 말은
농어촌에서나 흔히 하던 말이다.
이미 차려진 음식을 한두 사람이 더 붙어도
정답게 나눠 먹으면 되니까 말이다.
그러나 도시에서는 좌석도 예약을 해야 하고
1인당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그보다 더 난감한 것은 만나는 사람끼리의 친소의 문제다.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을 뜻하지 않게 만나기도 하고
서먹서먹한 사람도 앞에 두고 음식을 먹어야 하니
소화가 잘 되겠는가.
요즈음 웬만하면 점심, 저녁은 잘 먹고 산다.
못먹어서 만나기 싫은 사람을 앞에 두고 먹는 것은 아니다.
분화가 덜 되고 서구화되지 않은 것이 미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예측 가능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이다.
또 삶을 선택하고 싶은 것이다.
바쁘고 힘든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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